2012년 1월 13일 금요일

소화상식 진실과 오해


음식을 먹고 배설하는, 소화와 관련된 기능은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질환의 징후가 있어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저마다 '특효'라며 떠도는 수상한 속설도 넘쳐나기 때문에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가려서 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화에 대한 잘못된 상식 6가지'를 강동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김경호 교수의 도움말로 짚어본다.

■ 쓰린 속엔 우유가 약?
우유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우유가 알칼리성을 띠기 때문에 위산을 중화하고 위 점막을 보호함으로써 위궤양과 위암을 억제해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우유는 알칼리성이라기보다는 중성에 가깝다.

물론 우유가 위 점막을 감싸줘 잠시 속쓰림이 완화되지만, 위산이 다시 나오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리게 될 수 있다. 때문에 속쓰림, 상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있으면 되도록 우유를 삼가는 것이 좋다.

■ 더부룩한 속 탄산음료 한 잔으로 OK?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시원한 콜라 한 잔 마시면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들곤 한다. 탄산음료는 위의 음식물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줘 소화를 돕는다. 그러나 이 역시 일시적인 효과일 뿐이다. 탄산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면 오히려 소화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탄산음료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 기능을 약화시킨다. 때문에 위산이 역류해 오히려 소화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또 폐경기 여성이나 장기간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의 경우 탄산음료에 든 카페인이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소변을 통해 칼슘 배출을 늘려 칼슘 부족 상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 소화 안 될 땐 물에 말아 먹는 게 최고?
밥이 잘 넘어가지 않으면 종종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 하지만 당장 밥을 목으로 넘기기는 쉬울지 몰라도 결국 소화를 방해한다.

소화의 첫 단계는 입 안에서 침과 음식물을 잘 섞고 잘게 부수도록 하는 이의 씹는 작용이다. 물이나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면 음식물이 빠르게 식도로 넘어가 씹는 작용이 생략돼 소화 장애를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위 속 소화액이 물에 희석돼 두번째 단계인 위에서의 소화 능력도 떨어진다.

■ 식후 단잠은 특근수당과도 안 바꾼다?
식후 포만감은 나른함과 졸음을 동반한다. 때문에 직장인에게 식후 10분 정도 단잠은 오후 업무의 능률을 올리는 윤활유와 같다.

하지만 식후 30분 이내에 눕거나 엎드려 자면 가슴 통증이나 변비 등 소화기질환이 생길 수 있다. 눕거나 엎드린 자세는 음식물의 이동 시간을 늦추고 포만감,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등의 각종 소화기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 식후 커피 한 잔은 불로차?
식후 커피 한 잔은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를 도와주고 각성 효과를 나타내 업무에 집중을 준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조금씩은 있는 위장질환에 커피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 있다.

커피는 식도염이나 위염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장 질환자에게 커피는 술, 담배와 함께 대표적인 금기식품이다. 우선 카페인이 식도와 위장 사이를 막는 밸브를 느슨하게 한다. 이 밸브가 헐겁게 열리면, 위액이 식도 쪽으로 역류해 가슴 통증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

커피는 또 대장의 연동작용을 촉진하므로 급·만성 장염이나 복통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질환이 있는 경우 마시지 말아야 한다.

■ 독한 방귀 냄새는 장이 안 좋다는 신호?
방귀의 주 성분은 식사 중 삼킨 공기가 대부분이고 장에서 생긴 가스는 5% 미만이다. 보통 1,500㎖ 정도의 물을 마시면 동시에 2,600㎖ 정도의 공기를 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방귀의 주 성분은 일반 대기 중의 공기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악취를 풍기는 것은 대변에 포함된 메탄, 인돌, 스카톨 등의 성분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양이 적을 뿐 아니라 우리 몸에 흡수되지도 않으므로 크게 해롭지 않다. 따라서 방귀 냄새는 장 질환과 관계가 없으며, 섭취한 음식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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